2020년
울산에서 원격 수업을 듣고 지낼 때, 온라인으로 먼저 만난 선배의 인스타그램에서 와인 마시는 모습을 봤다. 내 또래가 먹을 수 없는 술이라고 생각해서 많이 놀랐다.
2022년
공연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서 10살 가까이 나이가 차이나는 어른을 많이 만났다. 와인바 공연이 있으면 와인 한 잔과 빵을 얻어먹곤 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.(하지만 빼지 않고 잘 먹었고, 그 가게는 올해 멀리 이전했다.)
2023년 4월
고등학교 3학년 때 푹 빠졌던 만화가 3D 애니메이션으로 리부트됐는데, 또 너무 신난 나머지 생일선물로 받은 한 병을 그 자리에서 다 먹었다. 학창시절 추억 중 영향이 큰 것이었는데 술 먹으면서 보는 날이 왔다고 생각하니 취기가 더 올랐었던 것 같기도 하고, 아닌 것 같기도...
2021년
팬데믹 동안 절주하다시피 살았는데, 크리스마스 이브 모임날 친구에게 속상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샹그리아를 엄청 마셨었다. 영원할 것 같던 고등학교 친구도 사람이라 변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
2023년 1월
와인바 공연에 처음으로 친구를 데려갔고, 취기와 흥을 주체 못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내추럴 와인 글래스를 시켰다가 잔에 만 원 넘는 가격을 두고 다음날 후회했다. 좋아하지만 알고 먹자는 생각이 들었다.
2023년 5월
상온에 둔 먹다 남은 와인이 미적지근해서 냅다 얼음을 붓고 sns에 교양 없음을 인증했더니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친구가 현지에서 그렇게 준다고 했다. 와인도 별 거 없는데 뭘 그리 집착했었나 싶더라.